첼시 유니폼 전시회에 갔다왔다
코로나 이후로, 오랜만에 첼시 관련 행사가 생겼다.

바로 첼시 유니폼 전시회!
얼마나 유니폼이 다양하면 이런 전시회를 열 수 있었을까 싶었는데,

이번 행사에서의 주인공 중 한명이었던 ‘첼경’이라는 첼시의 역사를 표현할 수 있는 유니폼들을 모두 모으고 다니는 컬렉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행사였다.
(예쁜 유니폼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아무튼, 나는 고민도 없이 바로 예매하고 2월 4일 당일날 유니폼 전시관에 들어갔다.

들어가기 전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줄도 정말 길었는데,
그래도 꾸역꾸역 내 차례가 오기까지 기다린 후 결국 전시관에 입성해내는 데 성공했다.
건물 안에는 1970년대의 유니폼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전 시즌의 유니폼들이 걸려있었고
이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옷걸이에 걸어둬서, 첼시의 역사를 느끼며 유니폼을 관람할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유니폼들도 몇 벌 있었다.

먼저, 가장 처음에 나왔던 첼시 유니폼이었는데,
현재 입어도 별 티가 나지 않을 것 같은 ‘맨투맨’ 느낌의 디자인이었다.
저게 과거에는 선수들이 입고 경기에 나섰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1975-1980까지 입었던 유니폼도 있었는데,
카라가 생기고 이제 슬슬 유니폼 같아지면서도 레트로 유니폼 느낌이 물씬 드는 유니폼이어서 기억이 난다.
정말 예뻤다.

그 다음에 기억에 남는 것은, 하늘의 별이 된 ‘잔루카 비알리’가 입었던 시즌의 유니폼이었다.
선수 겸 감독까지 역임하면서도 많은 트로피를 단기간에 땄던 첼시의 레전드…
유니폼 옆에 흑백 사진의 비알리 얼굴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었다.

유니폼에 ‘플라이 에미리츠’ 문구만 붙으면 최소 반은 먹고 간다는 말이 진짜인가 보다.
첼시도 이 스폰서를 받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아마 내가 봤던 첼시 유니폼들 중 손가락에 꼽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전설의 ‘첼램덩크’ 시즌의 유니폼도 기억에 남았다.
보자마자 사진 찍는 것을 멈출 수 없었는데, 구단의 첫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한 시기의 유니폼이라니…
전시회를 돌면서 가장 오래 눈에 익혀둔 유니폼이었다.

그 다음 시즌인 12-13 시즌의 유니폼도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예쁜 디자인의 옷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유니폼을 실물로 볼 수 있어 정말 뜻깊었다.

첼시의 레전드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순위에 있는 ‘존 테리’ 유니폼도 있었다.
참고로 테리의 실루엣이 비치는 저 유니폼의 등번호 마킹은 첼경님께서 ‘커스텀 마킹’을 직접 구입하여 탄생한 작품이라고 한다.
굉장한 희소성이 느껴지는 옷이다…ㄷㄷ

그리고 내 눈으로 직접 본 ‘첼시의 두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 시즌인 20-21 시즌의 유니폼.
유니폼의 디자인을 망치는 ‘쓰리’ 스폰서도 우승을 해서인지 예뻐 보이게 만드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지소윤’ 선수의 유니폼도 정말 인상깊었다.
첼시 위민의 역사적인 선수 중 한 명이 한국인이었다는 것에 묘한 자부심이 들었다.
Once a Blue, Always a Blue!

전시회가 끝나고 첼시와 많은 연이 있는 ‘신민영’ 아나운서님의 토크쇼도 봤다.
아쉽게도 그 때 사진을 찍어두지 못했다 ㅠㅠ
단체 사진은 찍었던 것 같은데, 혹여나 업로드가 된다면 다시 수정해서 올려보겠다

신민영님이 풀어주시는 첼시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정말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그녀가 리스 제임스와 밥을 먹었던 스토리,
토레스한테서 라커룸에서 싸인을 받았던 이야기, 램파드와 대면하고 나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
어떻게 지소연 선수와 절친이 되었냐는 이야기 등 재밌었던 에피소드들이 정말 많았다.

전시관을 나가면서 사은품으로 첼시가 가장 최근에 우승한 ‘클럽 월드컵’ 우승 세레모니가 담긴 포스터를 받았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화이트 보드에 붙여놨다.
사실 나는 첼시 유니폼이 없다.
팬을 나름 오래했다고 생각은 했지만(14-15유입), 어렸을 때는 유니폼이 갖는 가치를 몰랐었고,
현재 디자인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시회를 돌면서 ‘나도 유니폼을 하나 장만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다음 시즌에 마침 새로운 스폰서를 가져온다고 하니 그때까지 존버해보려고 한다.
다시 한번 첼시에 빠져든 날이었던 것 같다. 다음에도 첼시 관련 행사가 열리면 꼭 찾아가 봐야겠다 :)
-fin-